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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 식물 이야기

식물생육의 기반이 되는 토양에 대하여 5

by 이도양 2023. 5.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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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토양색
 토양색은 토양단면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특성이다. 토양색은 단지 색을 설명하는 용어지만 식물 생장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일반적인 토양 조건을 보여주기도 한다. 토양색은 노출된 토양 표면의 온도 및 습도 조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표면층 색의 어두운 정도는 유기물 함량에 따라 결정되며 유기물이 많을수록 검은색을 띠게 된다. 이때 색은 대략적인 토양생산력의 척도가 될 수 있다. 심토의 색은 토양단면의 통기/배수상태, 철산화물의 집적 장소, 매몰된 표토 등을 알려준다.
 토양의 색은 그 구성요소가 혼합된 결과로 나타난다. 점토와 유기물 등 콜로이드 물체는 무기원소의 색 변화에 주된 영향을 미친다. 암석원소들은 색이 다양하며 석영은 흰색 또는 회색, 장석은 적색, 석회석은 회색, 흰색 또는 녹색을 나타낸다(Longwell 등, 1969). 콜로이드성 유기성분인 부식질은 흑색 또는 짙은 회색이며 짙은 갈색일 때도 있다. 반면에 점토는 회색, 흰색 또는 적색을 띤다. 철은 산화-환원상태에 따라 색상이 다양하게 나타난다. 철은 자체로 또는 다른 무기입자의 피복물질로서 중요한 색상원소이다. 모재로부터 나오는 조직상의 색은 표토 내 부식질에 의하여 바뀌며 유기물함량이 높을수록 어두운색을 띠게 된다. 용탈층, 즉 E층은 인접한 층에 비하여 밝은색을 띠는 경향이 있다. 이 밝은색은 남아있는 석영을 피복하고 있었던 철과 유기물 등 색상원소가 부분적으로 또는 전부 제거된 결과 나타나게 된다. 이 결과로 심토는 집적된 물질의 색으로부터 영향을 받아 산화철이 작용하는 경우 밝은 적색으로 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색과 관련된 표현에서 오는 혼란과 오해를 막기 위해서 색의 표준화가 필요하다. 토양색은 Munsell 표기법을 이용하여 나타낸다. 이 방법은 색을 색상, 명도, 채도를 기준으로 표기한다. 색상은 빛의 파장 또는 빛깔을 구분하는 용어이다. 명도는 전체 빛의 양 또는 색의 밝기를 나타내는 척도이다. 채도는 색의 상대적인 순도를 나타내는 척도이며 흰색의 양이 감소함에 따라 채도는 증가한다. Munsell 색채 기호는 숫자와 문자의 조합으로 이루어진다. 여기에서 10YR 5/6은 황갈색을 나타내는 기호이다. 색상은 10YR, 명도는 5. 채도는 6이다. 토양색은 토양시료를 토양색책에 표준세트로 정리되어 있는 색상조각과 비교함으로써 쉽게 판정할 수 있다.
 나이가 어린 토양단면은 모재 또는 아직 경화되지 않은 퇴적물과 흡사한 색을 갖는다. 토양이 풍화되어 가면서 토양을 형성하는 기후의 영향으로 집적된 콜로이드의 색을 갖게 된다. 일반적으로 어린 토양은 밝거나 희미한 색을 띠며 오래된 토양은 비교적 빛나는 색을 띤다. 따뜻하고 습윤한 기후조건에서 형성된 토양은 적색 또는 적갈색을 띠며 차갑고 습한 기후의 토양은 회색에서 황갈색을 띤다. 이러한 토양색, 기후, 토양성숙도 사이의 관계는 토양분류에 이용되고 있다(Soil Survey Staff, 1975)
 앞에서 언급된 바와 같이 토양 내 철은 산화 - 환원상태에 따라 다양한 색을 나타낸다. 이것은 토양의 통기조건을 판정할 수 있는 중요한 특성이다. 철은 산화된 상태에서 적색을 띤다. 배수가 잘되고 산화된 토양은 산화철에 의하여 적색에서 적갈색 또는 황갈색으로 된다. 이때 토양은 좋은 통기조건을 갖는다. 철의 수화가 진행되면 환원상태로 되어 토양색은 적색으로부터 황색이나 회색으로 바뀌고 결국 완전히 환원되어 환원철이 되면 청색을 띠게 된다. 이때 토양은 혐기성으로 되고 배수는 불량해진다. 중간 정도로 배수된 토양은 중간색을 갖는다. 반문은 토양 내 산화 - 환원조건이 달라짐에 따라 토양의 원래 색과는 다른 색이 나타나는 것을 일컫는 용어이다. 이 현상은 지하수위의 변동이 있는 토양이나 포화상태가 일정 기간 지속되는 토양에서 나타난다. 토양단면의 상층에서 적색 계통의 색을 나타내고, 중간층에서 반점이 나타나고, 하층에 황색이나 회색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며, 이것은 통기조건의 차이로 인하여 만들어진다. 반문이 형성되는 깊이는 다양하게 나타나는 토양배수 등급을 구분하는 데 이용된다 (Soil Survey Staff, 1951).

7) 통기성 
 토양의 공기는 대기의 공기와는 다른 구성을 갖는다. 대기는 질소 79%, 산소 20%, 그리고 이산화탄소 0.03%로 되어있다. 나머지는 다른 소량의 가스들로 구성되어 있다 (Brady, 1990). 지표면 부근의 토양공기는 질소 79%, 산소 20%, 그리고 이산화탄소 0.25%, 그리고 메탄, 에탄, 황화수소, 산화질소와 같은 다른 가스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 가스들은 확산에 의해 토양 안과 밖으로 이동한다. 이 과정이 이루어지는 속도는 확산경로의 굴곡도와 온도경사에 의해 결정된다(Hillel, 1980), 토심이 증가할수록 확산경로의 굴곡도와 길이가 증가하고 그 결과 확산 속도가 느려지며, 일반적으로 토양의 깊이가 증가하면 산소 농도는 낮아진다. 이산화탄소는 토양생물과 뿌리의 호흡에 의해 생성된다. 이들은 대기로 확산됨으로써 토양으로부터 빠져나간다. 그러나 확산이 억제되면 토양 내 이산화탄소 농도는 대기보다 높아진다. 이 농도는 토심이 증가할수록 증가하며 어떤 토양에서는 농도가 4.5%까지 상승한다. 다시 말하면, 산소는 토양의 하층에 도달하기 어렵고, 토양에서 생성된 이산화탄소는 하층으로부터 잘 빠져나가지 못한다. 토양공기의 농도경사는 그림 2-13에서 설명되었다. 산소와 이산화탄소의 농도는 반비례의 관계를 갖는다.
 확산은 부분적으로 온도에 의해 영향을 받으며, 온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진행된다. 온도는 주간에는 토양 표면에서 더 높은 경향이 있고, 그래서 보통의 확산은 산소가 토양으로 확산되어 들어가고 이산화탄소는 토양으로부터 빠져나온다. 확산에 의한 이산화탄소의 방출은 야간에 더 많이 발생한다.
 가스의 확산은 공기로 채워져 있는 공극에서만 발생한다. 물로 포화된 토양에서는 확산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물과 공기로 채워져 굴곡을 이루는 확산 통로를 가진 토양은 건조한 토양보다 확산 속도가 낮다. 확산은 잘 발달된 입단 구조로 대공극을 갖는 토양표면에서는 제한을 많이 받지 않는다. 토양 하층에서 공극의 크기가 감소되거나 공극에 물이 채워지면 가스의 확산은 감소한다. 굵은 입자를 가진 토양은 배수가 잘되고 공극의 적은 부분이 물로 채워진다. 이 토양은 비교적 높은 산소농도를 갖게 되며, 뿌리는 기계적인 방해만 없다면 토양층 깊이 발달하게 된다. 미세입자 토성을 가진 토양은 공기로 채워진 공극의 양이 적다. 이 토양에서는 깊이가 증가할수록 산소농도는 감소하고, 산화탄소 농도는 증가한다. 중간 또는 미세입자 토성의 토양에서 잘 발달된 구조를 가진 토양은 이런 현상이 상쇄된다. 다짐을 받은 토양은 공극 내 공기로 채워진 부분이 상당히 감소하며 가스 확산 속도가 매우 느리다.

 뿌리는 산소를 필요로 하며, 따라서 대부분의 토양에서 통기성은 뿌리가 뻗어가는 깊이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많은 식물은 적어도 공극의 10~12%가 공기로 채워져 있을 때 만족스러운 생장을 보인다. 설탕단풍나무, 물푸레나무, 참피나무는 공극의 15% 이상이 공기로 채워져야 하나, 독일가문비나무는 공극의 5%만 공기로 채워져 있어도 잘 자란다. 이산화탄소는 농도가 지나치게 높을 경우 뿌리에 독성 작용을 하여 수분 흡수를 제한할 수도 있다. 뿌리의 생존을 위한 산소 요구량은 공극 부피의 3%, 뿌리 생장은 5~10%, 그리고 새로운 뿌리의 생성을 위해서는 12% 이상이 필요하다. 
 통기성은 토양에 또 다른 영향을 준다. 화학작용과 생물의 활동은 산소농도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산소농도가 최소농도 이상으로 유지되면 산화작용을 일으키고 토양은 통기성이 좋은 것으로 간주된다. 호기성 작용은 탄수화물, 이산화탄소, 물을 생성하고 많은 양의 에너지를 방출한다. 토양 속에 들어있는 철과 망간은 산화되어 토양에 색을 나타낸다. 많은 생물작용들은 산화과정을 포함하며, 좋은 통기성은 토양에 서식하는 박테리아, 조류, 균, 무척추동물들에게 이롭게 작용한다. 혐기성은 산소농도가 낮고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은 토양 공기로 일부 생물에 해를 끼친다. 이때에는 환원작용이 주로 발생하고 메탄, 지방산, 알콜 등이 생성되며 제한된 양의 에너지만 방출된다. 토양배수는 토양의 통기성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산화 - 환원 전위는 토양의 통기성을 나타내는 지표이다. 산화는 전자를 잃는 것이며 환원은 전자를 얻는 것이다. 산화가 진행되고 있는 물질은 전자를 잃게 된다. 제1 철은 전자 한 개를 잃으면서 제2 철로 산화된다. 환원 상태에서는 반대 방향의 과정이 진행된다. 지하수면 아래의 열악한 통기성, 유기 콜로이드에 의한 환원, 그리고 제 1 철이 있을 때 많은 전자들을 이용할 수 있고, 따라서 높은 산화-환원 전위를 가진다. 배수가 잘되어 통기성이 좋은 토양은 산화-환원 전위가 낮다. 산화-환원 전위는 식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그러나 토양 용액 내 화학 조건에는 영향을 미치며 따라서 양분의 가용성을 결정하게 된다. 산화-환원 작용은 또한 토양색에 영향을 미치며 야외에서 토양의 통기성을 평가하는 방편으로 이용될 수 있다.
 통기성의 변화는 질병에 대한 식물의 감수성을 변화시켜서 생물에 해를 끼치기 때문에 질병 관리의 차원에서 토양의 통기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