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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 식물 이야기

조경식물학에서 알아야 할 것? 2

by 이도양 2023. 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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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식물의 명명

1) 식물의 명명
 인간은 예로부터 거주지 주변에서 자신의 생존에 필요한 식량을 구해 왔으며, 이를 위하여 자연적으로 각종 생물자원을 종류별로 식별할 필요성을 크게 느껴왔을 것으로 짐작된다. 또한 자신이 터득한 이러한 지식을 후손에게 전해주기 위하여 어떠한 형태든지 간에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의 모든 생물과 무생물자원을 체계적으로 정리할 필요성을 느껴왔다. 식물을 인식하고 묘사하는 일은 특히 인간이 역사적으로 필요로 했던 식용과 약용식물의 용도를 이해하기 위해서 매우 중요한 일이 되어 왔다. 이러한 인식과 묘사는 나라와 지역에 따라 서로 다르다. 

(1) 보통명 (Common name)
 보통명은 흔히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속명이라 부르기도 하며, 한 언어 또는 국가나 한 지방에서만 통용될 수 있는 이름이다. 일반적으로 보통명은 다음과 같은 유래에서 비롯된다.
① 습성 : 눈주목, 갯버들, 삼지닥나무
② 특성 : 생강나무, 물푸레나무, 주목, 눈잣나무
③ 산지 : 설악눈주목, 금강소나무, 광릉물푸레나무, 울릉국화
④ 용도 : 향나무, 오리나무, 도장나무(회양목)
⑤ 전설 : 나도밤나무, 너도밤나무
⑥ 외래어 : 플라타너스, 사꾸라, 메타세코이아, 모미지(단풍나무)
 일반인은 식물의 정확한 이름을 사용할 필요가 그리 많지 않아 흔히 보통명만으로도 의사소통이 이루어진다. 보통명과 유사한 개념으로 향명(vernacular name)이 있는데, 이는 일종의 한 지방에서만 사용하는 방언에 가까운 식물의 이름을 말한다.

(2) 학명 (Scientific name)
 전 세계에는 매우 다양한 기후지역에 매우 다양한 식물이 분포하거나 이를 이용하고 있으며, 각 지역에는 이들만이 공통적으로 사용해 오고 있는 식물의 이름이 있다. 이를 보통명(common name)이라 하는데, 이는 지역이 다르거나 특히 사용하는 언어가 다르면 전혀 이해할 수 없거나 의사소통에 많은 문제가 있다. 따라서 이러한 불편을 없애며 전 세계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수단이 학명으로, 그 구성이 속명(generic name)과 종명(species name)의 두 가지 체제로 되어 있어서 흔히 이명법(binomials)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는 세 개의 이름으로 구성되어 있다. 즉 첫 번째의 이름은 속명(genus)으로 복수인 경우에는 genera로 표기한다. 예를 들면 단풍나무속(Acer), 소나무속(Pinus), 참나무속(Quercus), 미선나무속(Abeliophyllum) 등이 그것인데, 이는 식물의 특성이 영속적이거나 비슷한 특징을 가진 것끼리 묶은 그룹에 붙인 이름이다. 학명의 두 번째 이름은 종명(species)으로, 복수인 경우에도 species로 표기하는데, 예를 들면, 소나무(Pinus densiflora), 신갈나무(Quercus mongolica), 미선나무(Abeliophyllum distichum) 등으로 표기한다. 세 번째의 이름은 명명자인데, 이는 학술논문 작성의 경우에만 주로 사용한다. 예를 들면, Sorbus alnifolia  var. hirtella (Nakai) T. Lee (털팥배나무)처럼 어떤 식물은 ( )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명명자인 Nakai(1916)가 이 식물을 처음에 Micromeles alnifolia  var. hirtella로 발표하였지만 이창복 교수(1966)가 이를 Sorbus에 편입하면서 Nakai가 이 식물을 최초로 명명했음을 표시한 것이다.
 식물의 이름은 흔히 종 이하의 수준으로 구분되기도 한다. 이에는 아종, 변종, 품종 및 재배품종 등이 있다. 아종은 subspecies(ssp.)로 표기하는데, 이는 분류적 그룹의 하나로 어떠한 생물종이 지리적으로 격리되어 오랜 시간이 지날 경우에 나타나는 생물종의 한 구분이다. 
① 지리적 (Geographical)
atlantica: Cedrus atlantica (북아프리카의 아트라스산맥)
chinensis: Juniperus chinensis (중국)
sinense(is): Wisteria sinensis (중국)
coreana(num, nus): Chosenia coreana (한국)
koreana(num, anus): Abies koreana (한국)
japonica(um. nus): Camellia japonica (일본)
orientale(is): Thuja orientalis (동쪽)
② 서식지 (Habitat)
alpina (num, nus): Daphne alpina (고산성 또는 알프산)
aquatica (cum, cus): Nyssa aquatica (수생)
maritima(num, nus): Prunus maritima (바다)
palustre(is): Quercus palustris (습지)
sylvatica(cum, cus): Fagus sylvatica: 목본성
③ 습성 (Habit)
fruticosa(um, us): Buplerum fruticosum (목본처럼 생긴)
horizontale(is): Juniperus horizontales (수평으로 퍼지는)
pendula(um, us): Betula pendula (가지가 처지는)
prostrata(um, us): Ceanothus prostratus (땅위로 기는)
suffruticosa(um, us): Paeonia suffruticosa (기저부가 목본인)
④ 잎 모양 (Leaf form)
angustifolia(um, us): Pyracantha angustifolia (잎이 좁은)
arguta(um, us): Spiraea x arguta (잎이 뾰족한)
glabra(ta, um, us): Elaeagnus glabra (털이 없는)
heterophylla(um, us): Osmanthus heterophyllus (잎에 변이가 많은)
⑤ 꽃 특징 (Floral characteristics)
campanulata(um, us): Rhododendron campanulatum (종 모양의)
parviflora(um, us): Aesculus parviflora (꽃이 작은)
spicata(um, us): Corylopsis spicata (수상화서로 맺는)
stellata(um, us): Magnolia stellata (별모양인)
triflora (um, us): Abelia triflora (꽃이 3개씩 맺는)
umbellata(um, us): Berberia umbellata (산형화서로 맺는)
⑥ 기념 (Commemoration)
Abelia tyaihyoni: (정태현 박사 기념)
Begonia ravenii(Raven 박사 기념)
Mankyua chejuense: (박만규 박사 기념)
Pinus thunbergii(Thunberg 박사 기념)

(3) 변종 (variety, var.)
 식물의 명명에 있어서 변종 (variety)이란 종 아래의 분류단위로 흔히 지리적으로 격리되어 있어서 형태의 차이를 보이나, 이들과 교잡을 자유로이 할 수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 변종의 표기는 var.를 사용하며, 다음과 같이 표기한다.
 (예) 열녀목 (Prunus salicina  var. columnalis Uyeki)

(4) 품종 (form, for.)
 품종은 꽃이나 잎의 형태와 같은 보다 작은 식물학적 차이점을 지닌다. 품종의 표기는 for. 를 사용하며, 다음과 같이 표기한다.
 (예) 산철쭉 (Rhododendron yedoense  for. poukhanense (H. Lev.) M. Sugim)

(5) 재배품종 (cultivar)
 재배품종이란 "cultivated variety" 란 단어에서 유래되었으며, 이는 재배식물명명의 한 분류단위로, 형태적, 생리적, 세포학적, 화학적 또는 다른 인자로 분명히 구별할 수 있으며, 자연적 혹은 연구를 통하거나 교배시켜 인위적으로 육성한 식물로 번식의 수단을 통하여 같은 식물을 계속해서 재생산 할 수 있는 식물을 의미한다. 재배품종은 야생식물과 동일한 규칙에 따르며, 이에 부가하여 재배품종의 명명은 국제재배식물명명규약(ICNCP: International Code of Nomenclature for Cultivated  Plants)에 따른다. 재배품종은 이태릭체 대신 인쇄체를 사용하며 첫 자는 항상 대문자로 시작한다. 특히 ICNCP에 의하여 재배품종명은 1959년 1월부터 처음 유래된 나라의 언어를 로마자로 표기하여 사용하도록 되어 있다. 그 이전에 라틴어로 등록된 재배품종명은 이 규칙의 적용에 관계없이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재배품종명은 흔히 재배식물의 명명이 그리 쉽지 않은 이유 때문에 식물분류학자들의 관심이 그리 높지 않은 편이다. 재배품종명의 표기는 다음과 같이 하며, 맨 마지막의 것이 가장 널리 사용되는 표기방법이다.
Maidenhair tree cultivar Fastigiata
Ginkgo biloba cultivar Fastigiata
Ginkgo biloba ‘Fastigiata’.

(6) 이명 (Synonym)
 모든 식물종은 각기 단 하나의 학명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분류학의 발달에 따라 잘못 분류되거나 명명된 식물의 이름이 바뀌는 경우가 흔하다. 학명을 식물명명 측면에서 본다면 이명은 그 형태나 적용으로 보아 부정확한 변칙적인 식물의 이름이다. 따라서 어떤 식물이 분류학적 판단에 따른 차이나 연구의 진전에 따라 여러 가지로 불릴 경우가 있지만, 이 중에서 오직 하나 만이 유효한 이름으로 사용하지 않는 학명이다. 식물의 이름은 특허와 같이 최초에 붙인 이름이 선취권을 가진다. 식물분류학, 특히 분자생물학의 발달로 식물분류나 명명이란 완료된 것이 아니고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에 설령 예전에 맞는 이름이었다 할지라도 새로운 증거에 근거한다면 제외되거나 다른 이름으로 바꿀 수도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지금까지 써온 이름은 이명으로 처리되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보아 이름의 변경과 실제이용에는 시간 차이가 있기 때문에 많은 이명을 함께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명으로 처리되었다 해서 모두 당장 버려야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그 식물의 이력이 되어 후속 연구에 귀중한 근거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2) 식물명명의 기본원칙
 모든 식물의 이름은 전 세계의 식물학자 간에 합의로 만들어진 국제식물명명규약(ICBN: International Code of Botanical  Nomenclature)에 따라야 한다. 최초로 증명을 발표할 때에 사용한 표본을 모식표본(type specimen), 속명을 기초로 사용된 종은 기준표본(type species)이라 하며, 식물의 명명은 다음 6가지의 기본원칙을 따라야 한다.
① 식물의 학명은 동물의 학명과 관계가 없다.
② 분류군의 명명은 표본이 명명기준이 된다.
③ 분류군의 학명은 선취권에 따른다.
④ 각 분류군은 오직 하나의 이름만을 가진다.
⑤ 학명은 라틴어화 하여 표기한다.
⑥ 규약은 일부 예외적인 사항을 제외하고 소급하여 적용한다.

 


3) 조경식물의 식별
 야외에서 본 식물의 이름을 아는 일은 때로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요즈음에는 칼라사진을 포함하여 여러 가지 종류의 식물도감을 많이 이용할 수 있으나, 이 식물도감만으로 모든 식물을 식별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일반적으로 식별할 때에 생각해야할 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야외에서 본 식물을 식물도감에서 찾았을 경우 가장 먼저 이 식물의 분포를 염두에 두는 것이 좋다. 인위적 간섭을 받은 식물이 아니라면 대부분의 식물은 자신만의 분포역 내에서 자라기 때문이다. 둘째, 식물이 지닌 각종 특징을 찾도록 노력한다. 예를 들면, 수피의 특징, 잎이나 꽃에서 나는 독특한 향기 또는 악취 등은 식별에 좋은 거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같은 가시라도 경침인지 극상돌기인지를 구별하는 일도 식별에 많은 도움이 된다. 넷째, 식물의 크기는 얼마나 되는가. 줄기는 여러 갈래로 나누어 있는가. 줄기는 초본성인가 또는 목본성인가 등을 알아 내는 일도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개화기를 알아내는 일이 중요하다. 수종에 따라서는 서로 비슷하게 보일지라도 개화기가 다른 식물이 많기  때문이다.

 


4) 학명의 발음
 학명을 발음하는 일은 때로는 쉬운 일이지만, 그러나 처음 배우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당황되기도 하다. 예를 들면, Aster, Delphinium, Gentiana, Geranium, Orchid, Saxifraga 등은 보통명을 그대로 학명으로 이어서 사용하기 때문에 매우 쉽지만, Asteraceae, Pinaceae 등의 어미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발음되기도 한다. 학명은 만국 공통어로, 모든 의사소통의 가장 기본이 되기 때문에 정확히 발음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즉 학명을 말할 때에는 발음이 듣기에 좋으며 이해가 쉽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학명의 발음에는 일반적으로 세 가지의 원칙 즉, 단어의 발음은 개별문자의 소리, 모음의 길이(양) 및 강세의 위치인 엑센트에 따라 결정된다. 따라서 발음을 정확하게 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기억하는 것이 좋다. 첫째, 각 모음은 모두 발음한다. 둘째, Pinus banksiana와 같이 사람의 이름이 학명의 일부분일 경우에는 그 사람의 이름이 실제로 사용된 경우와 같이 정확히 발음하도록 한다. 학명은 처음에는 매우 어려워 보이지만, 매우 체계적이고 규칙적이기 때문에, 한번 배워두면 식물의 이해를 더욱 쉽게 하여 오히려 식물을 공부하는 데에 더 많은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