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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이야기

호기심에 알아본다. 보험학개론 9 - 보험의 기능과 보험범죄

by 이도양 2023. 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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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 보험의 종류와 분류 기준에 대해 살펴보았다면, 이제 보험의 기능에 대해 알아보려고 한다.

 

보험의 기능

보험의 기능은 경제적 기능과 사회적 기능으로 나눌 수 있다. 그리고 경제적 기능은 다시 개별경제적인 것과 국민경제적인 것으로 분류된다.

 

보험의 경제적 기능

개별경제적 기능

위험에 대해서 다수의 경제주체가 결합하고 합리적 각출을 통해 효율적으로 경제 불안을 제거하는 보험제도는 개별경제에 여러 가지 경제적 기능을 가져온다.

 

. 신용의 증대

가계나 기업의 경영에는 금융기관으로부터 융자를 해 할 때가 적지 않다. 즉 주택구입이나 공장 기계설비, 선박, 항공기 등의 신설이나 건조에는 가계나 기업이 소유하는 자기 자금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금융기관으로부터 융자를 해야 한다. 그런데 금융기관은 융자를 받고자 하는 자의 지불 능력의 확보 또는 담보물의 안전을 전제로 하여 융자를 해준다.

이 경우 융자를 받고자 하는 자는 화재보험이나 해상보험과 같은 손해보험을 이용함으로써 소유담보물의 신용을 높이고 생명보험에 가입함으로써 대인 신용을 높여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조달을 용이하게 하고 있다. 오늘날 추락, 침몰 등의 사고가 일어나면 단 한 번에 수십억 원 혹은 수백억 원 이상에 달하는 거액의 손해를 초래하는 점보제트기나 석유 수송선, 인공위성, 나아가서는 수천억 원에 이른 거대한 석유화학 콤비나트나 원자력발전소 등에도 융자의 길이 열리고 이 같은 위험한 사업의 개시 및 유지가 가능한 것도 보험이라는 위험 분산제도의 덕택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최근에는 사업자만이 아니라 일반소비자도 생명보험에 가입함으로써 주택자금의 융자를 비롯하여 자동차, TV, 전기냉장고 등을 할부로 구입할 수 있는 소비자 신용보험(consumer credit life insurance)도 등장하였다.

(하지만 해외에서 활성화된 신용생명보험은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개념조차 생소할 정도로 시장이 형성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 보험이 국내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제도적인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을 받는다.)

 

. 사업경영의 합리화

만약 보험이 없다면, 현대사회의 다양하고도 거대화되고 있는 위험에 직면하는 가계나 기업은 발생 자체가 불확실한 위험에 대해 자산 가치에 상응하거나 그 이상의 거액의 위험준비금을 적립하고 대응하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보험이 이와 같은 위험을 보험료라는 소액의 확정적 비용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해줌으로써, 가계나 기업은 위험에 대한 비용을 소액의 경상비로 처리하고 사업의 합리적 경영은 물론 확대를 꾀할 수 있게 되었다.

단, 보험이 모든 위험을 보험의 대상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보험 가입 대상이 되는 위험의 특성은 다음과 같다.

- 다수의 동질적 위험 : 보험회사가 대수의 법칙을 적용하여 손실을 추정할 수 있으려면 손실을 유발하는 유사한 특성을 가진 다수의 위험 단위들이 필요하다.

-  우연적 사고위험 : 보험 가입 대상이 되는 위험은 손해 발생의 여부, 시기, 정도가 우연성에 기초한 위험이어야 하며, 의도적으로 이것이 조작된다면 보험 가입 대상이 될 수 없다.

- 명확하고 측정 가능한 위험 : 보험 가입 대상이 되는 위험은 손실 발생의 원인, 시간, 장소, 손실금액 등이 어느 정도 명확한 위험이어야 한다. 금전으로 특정이 어렵거나 시간과 장소가 불명확한 경우 해당 보험의 담보 여부를 가리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 충분히 크지만 대재난이 아닌 손실 : 사고 발생이 개개인에 어느 정도 경제적 손실을 야기해야 하며 그렇다고 해서 보험사가 감당하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로 너무 거대한 손해를 초래하지 않는 위험이어야 한다.

- 확률적으로 측정 가능한 위험 : 보험 가입 대상이 되는 위험은 보험사의 적정보험료 산출을 위해서 사고 발생률은 과거의 경험통계에 의하여 예정할 수 있는 위험이어야 한다.

- 경제적 부담이 가능한 보험료 : 손실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험료가 보험금액에 비해 너무 높은 경우 현실적으로 보험의 경제성이 없으므로 보험 가입 대상이 되는 위험은 보험료를 보험계약자가 납입할 수 있는 규모가 되어야 한다.

 

. 경영의 안정

보험은 재산자산의 보전, 수익의 안정, 소득의 안정, 책임부담의 제거, 예측 불능 비용지출의 제거 등을 통하여 경영의 안정을 도모한다. 즉 보험이 있음으로써 각 경제주체는 경영의 안정을 계획할 수 있고 경영자는 안심하고 경영에 임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주택, 공장, 점포, 기계설비, 선박, 항공기 등이 여러 가지 위험에 의해 손해를 입는 경우에도 보험금의 지급을 통하여 신속한 원상회복을 가능하게 해주며, 가계에 이어서는 가계 주체의 사망이나, 실업, 질병, 상해 등에 의하여 소득이 중단 또는 상실되는 경우에 가계의 불안정을 제거하고 예측할 수 없는 비용지출의 불안을 경감시켜줌으로써 가계나 경영의 안정을 도모하게 해주는 것도 보험이다.

오늘날 우리들의 일상생활이나 기업의 사업 활동은 항상 타인의 신체 또는 생명, 재물에 위해나 손상을 주고 그로 인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할 뿐만 아니라, 현대사회에 있어서 권리의식의 고양, 무과실책임 법칙의 진전, 생명이나 재산 가치의 고평가 등에 의한 손해배상액의 증대에 따른 책임부담의 기회와 정도의 확대 등은 가계나 기업의 안정적 발전에 커다란 장해 요소가 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각종 책임보험의 급부는 가계나 기업의 책임부담을 제거하고 경영의 안정을 도모하고 있다.

 

. 신규사업의 진출 촉진

기업이 새로운 기술, 새로운 생산설비,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거나 그것을 생산판매함에 있어서는 거액의 투자를 필요로 하고, 또 거액의 배상책임 부담을 져야 할 경우가 생긴다. 예를 들면 원자력 개발 및 그 시설의 설치가 좋은 예이다. 만약 이 거대위험을 보험에 전가할 수 없다면, 이 같은 신규 사업에의 진출을 단념하거나 계획 자체를 수정해야 할 것이다. 보험은 기업이 그 부담을 덜고 신규 사업을 촉진시키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